일반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도 수요의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시적 소비를 즐기는 개인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이 상품 대신 남들과 대비되는 소위 명품 구매를 통해 남보다 돋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바로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라고 합니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와 스노브 효과(snob effect)에 대해 알아봅니다.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 뜻과 사례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미국의 경제학자인 쏘스타인 베블린(Thorstein Veblen)이 1899년 출간한 '유한계급론( 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상류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지각 없이 이루어진다"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부유한 사람들이 사치성 소비를 하는 과소비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이 말을 했습니다.
The conspicuous consumption of the leisure class serves to demonstrate pecuniary strength without any substantial addition to the consumer's real standard of living.
베블런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는 최급급 수입차, 명품 가방, 최고급 가전제품, 고가의 귀금속 등이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이 있습니다.예를 들어 국내에 들어온 고가 수입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비싼 프랑스 에르메스는 주요 인기제품 가격이 1천400만~7천만 원대입니다. 400만~1천만 원대인 샤넬, 100만~500만 원대인 루이비통보다 훨씬 비쌉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명품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프랑스 명품 샤넬은 2023년 10월 중국, 태국, 호주, 일본 등에서 품목별로 가격을 6~8% 인상한 바 있습니다. 클래식 중형 샤넬 플랩백의 경우 원화로 환산하면 중국 소매 가격은 1,488만 원으로 프랑스 1,380만 원보다 108만 원 높았습니다. 샤넬은 2022년에도 8%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샤넬의 2022년 매출은 전년보다 17% 늘어난 172억 달러이며 그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14.3% 증가하며 유럽과 북미를 합친 것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바로 베블린 효과를 노린 가격 상승 전략이 통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차감'은 승차감과 대비되는 용어로 차에서 내릴 때 느끼는 감정을 뜻하는 인테넷 신조어입니다.
즉 자동차에서 내릴때 주변 사람들의 집중되는 시선에서 느끼는 감정이 하차감을 결정합니다.
고급 수입차일수록 희소성으로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게 되면 과시 성향이 있는 차주인은 우쭐한 감정과 만족감이 높아지게 됩니다. 바로 이 하차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고가 외제차의 판매가 높다고 합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는 줄지 않고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든 사실과 대조됩니다. 국내 수입 전기차 중 출고가가 1억원 이상인 순수 전기차 수입차(테슬라 제외) 의 2023년 1~9월 판매량은 5,883대로 2022년 같은 기간의 3,009대와 비교해 95.5%나 증가했습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3486대), 포르셰(1167대), BMW(987대), 아우디(243대) 순으로 독일 브랜드의 판매량이 많았습니다. 독일 차는 명품으로 인식되다 보니 특히 벤츠의 EQE 350와 EQS 580 SUV, 포르셰 타이칸, BMW iX 등이 인기 모델입니다. 출고 가격이 8,500만 원이 넘다 보니국가나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데도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해당 제품이 필요해서 고가의 명품을 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합리적 소비보다는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가 명품은 값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고, 값이 떨어지면 오히려 구매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베블런 효과를 노리고 업체는 전략적으로 명품을 선호하는 ‘명품족’이나 막강한 구매력을 갖춘 고소득 소비자를 겨냥해 이들의 과시욕이나 구매욕을 자극하는 고가 마케팅, 귀족 마케팅 등을 전개합니다.
지나친 과시형 소비는 빈부 격차와 위화감 조성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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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5 - [경제 상식] - [희소성의 법칙] 한정판 마케팅, 지금 아니면 못 사는 제품 스페셜 에디션
스노브 효과(스놉효과, snob effect) 뜻과 사례는?
스노브 효과(snob effect)는 백로효과 혹은 속물효과라고도 불립니다. 스노브(snob)는 영어로 속물을 뜻하며,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많이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그 재화의 소비를 중단하거나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즉 스노브효과(스놉효과)는 수요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 일종의 과시욕이 작용한다는 점은 베블렌 효과와 비슷하지만 스노브효과(스놉효과)는 타인의 소비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스노브 효과(백로효과, 속물효과)는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가 드물게 소비되거나 소수의 귀중한 소비자들에 의해 선호될 때 발생합니다. 이 러한 제품들은 고유성과 특별성을 강조함으로써 특정 소수의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지만, 대중화되면 차별화를 원하는 부유층들은 그 브랜드에 대한 구매를 줄이거나 중지합니다.
스노브 효과의 사례로는 특정한 고가의 패션 브랜드나 명품 제품이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높은 가격과 함께 제한된 수량으로 생산되거나 일부 특정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제한된 라인으로 출시됩니다. 이로 인해 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데, 수요가 높아질수록 해당 제품의 희소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희소성이나 독특함을 강조하는 예술품이나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특정한 컬렉션 상품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작가의 희귀한 그림이나 고유한 디자인의 고가 주얼리, 한정판 스포츠 자동차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들은 고유성과 특별성을 강조함으로써 특정 소수의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스노브 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중시하는 소비는?
최근에는 저성장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격이 싸고 양이 많은 제품을 찾는 이른바 반베블런족도 등장했습니다. 이들에게는 가격 대비 제품 성능이 좋은 가성비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2015년 처음 등장했을 때는 매출액이 27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1조 2700억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했습니다. No Brand(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와 '당신이 스마트 컨슈머가 되는 길'을 캐치프레이즈로 합니다. 가성비를 무기로 초기에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대박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브랜드명보다는 제품 자체의 품질과 성능에 더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 가격, 예산을 고려해서 만족스러운 제품이나 서비를 찾는 소비자들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주목받게 되며,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격, 품질, 성능을 비교하여 최상의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이는 가성비를 중심에 둔 마케팅은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소비 행동을 나타내며,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소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가격뿐만 아니라 심리적 만족을 함께 중시하는 가심비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뜻하는 말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MZ세대들이 삼각김밥을 먹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돈을 아끼지 않고 사거나 콘서트에 참석하는 지출을 아까워하지 않는 소비가 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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