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機會費用, opportunity cost 또는 alternative cost)은 ' 여러 선택지 중에서 하나의 재화를 선택했을 때, 그로 인해 포기한 것들 중 가장 좋은 것의 가치(효용)'를 뜻합니다.
즉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얻었을 이익 중 가장 큰 것 또는 포기한 선택들 중 가장 최선의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합니다.
기회비용은 어떠한 선택을 함으로써 발생한 비용과 그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했던 대안들 중 최선책에 대한 비용(가격)을 합산한 것입니다.
기회비용이란 경제 용어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비저(Friedrich von Wieser)에 의해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기회비용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매몰비용, 명시적 비용, 암묵적비용 등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을 더한 것이다.
명시적 비용 (explicit cost) + 암묵적(묵시적) 비용(implicit costs) = 기회비용
현대 경제학의 '비용'개념은 모두 이 기회비용을 기본으로 합니다.
기회비용은 명시적비용과 암묵적비용의 합입니다.
명시적 비용(explicit cost)은 경제 활동에서 실제로 지출된 돈, 즉 회계학적 비용과 같습니다. 명시적 비용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지출(비용)인 셈입니다.
반면에 암묵적(묵시적) 비용(implicit costs)은 내가 이 선택을 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편익이나 만족감(효용성, 이득) 등을 뜻합니다.
홍길동이라는 학생이 대학 입학을 위해 사용한 수업료, 식비, 책값, 기숙사비 등으로 지출한 비용이 명시적 비용입니다.
그리고 그가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4년 동안 취업해서 1억을 벌 수 있었다고 가정했을 대 이것도 대학 진학에 따른 비용으로 봐야 합니다. 이것은 실제로 벌어들인 수익은 아니지만 대학 진학 대신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 중 암묵적 비용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영희가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가서 시간당 1만 원인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했을 때, 영화를 보는 비용은 15,000원 정도 들었다면 이 상황의 기회비용은 다음과 같이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명시적 비용은 영화 관람비로 쓴 15,000원입니다. 그리고 암묵적 비용은 영화를 2시간 보느라고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해 포기한 2만 원입니다. 명시적 비용 15,000원과 암묵적 비용 20,000원을 합한 35,000원이 총 기회비용이 됩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기회비용을 따지는 이유는 그 의사결정으로 희생되는 것들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즉 투자를 할 경우 투자 결정 단계에서 명시적 비용을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기회비용은 모든 선택 속에 감추어진 비용을 찾아내며 기회비용을 무시하면 깨어진 창문의 손실(the broken window fallacy)과 같은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결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면 매몰비용(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잊어라!
매몰비용은 의사 결정을 해서 이미 지출한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뜻합니다.
매몰비용은 현금화할 수 있는 고정비용과 달리 환수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나 콘서트 티켓의 경우 이미 해당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관람 중에는 그 내용이 재미없어 중간에 나와도 환불이 되지 않고 이는 매몰비용에 해당합니다.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을 이야기할 때는 시점이 중요합니다.
기회비용은 의사 결정을 하기 전 기준으로 생각하고 매몰비용은 시간이 흘러 이전에 한 결정에 대해 새로운 의사결정을 할 때 주로 고려합니다. 장사를 시작해서 세월이 흘러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을 생각할 때 투자금액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매몰비용은 고려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시작한 일의 성공 가능성이 낮거나 잘못된 결정일 것 같아도 본전 생각에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본전 생각으로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집착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라고 합니다. 매몰(埋沒)은 '보이지 아니하게 파묻히거나 파묻음'을 뜻하며 sunk도 '물에 가라앉다'의 뜻입니다. 강물이나 바다에 가라앉은 물건을 다시 건질 수 없듯이 과거에 사용한 비용도 다시 쓸 수 없어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란 말입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차라리 손절매(손해를 감수하고 매입가격 이하로 파는 것)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어도 우리는 원금 생각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간이 과거에 투입한 매몰비용에 대한 미련과 안타까움이 집착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의 대표적인 예는 카지노 같은 도박판을 벗어나지 못하고 기어코 본전을 되찾겠다는 욕심에서 결국 남은 돈도 모두 잃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래 본전 생각이 간절할수록 현명한 판단을 하지 못해 더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본전 생각에 더 큰 손실을 본 유명한 예로 '콩코드의 오류'가 있습니다.
초음속 여객기 중 하나인 콩코드는 영국과 프랑스가 협력해서 개발했는데 소음과 대기오염 등의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수용 가능한 승객 수도 100명에 불과해서 수익성이 떨어졌습니다. 처음 개발에 관심을 보였던 미국은 경제성과 소음 문제 등으로 개발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기존에 퍼부은 막대한 투자비용이 아까워 개발을 지속했고 마침내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점과 수익성 부족으로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고 말았습니다.
미국은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합리적 결정을 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본점 욕심으로 매몰비용을 포기하지 못해 더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입니다.
You can't go back and change the beginning, but you can start where you are and change the ending.
처음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시작하여 결말을 바꿀 수는 있다.
- C.S. Lewis -
현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대안들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만을 고려해야 합니다.
'경제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종합지수와 경기동향지수, 경기 흐름을 읽는 지표 (2) | 2023.11.27 |
---|---|
[희소성의 법칙] 한정판 마케팅, 지금 아니면 못 사는 제품 스페셜 에디션 (2) | 2023.11.25 |
골디락스(Goldilocks)경제와 근원물가지수 관계(feat. 금발머리와 곰 세마리) (1) | 2023.11.22 |
파레토의 법칙: VIP 마케팅의 근거, 20%의 소비자가 전체 매출의 80% 차지한다 (2) | 2023.11.21 |
흑자부도(흑자도산): 숫자상의 이익과 현금 흐름의 불일치 (2) | 2023.11.20 |